법원행정처에서 발행하는 대법원 사보 <법원사람들 Supreme Court of Korea> 2019년 1월호 人사이드 인터뷰 섹션에 실린 인생도서관 아키씨의 기사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잡지에서 정한 <목표>라는 테마와, 인생도서관이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결국 #삶의변화 #인생질문 #시간관리법 등 몇가지의 이슈들로 인터뷰어께서 정리해주셨습니다. 새해에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人사이드인터뷰
인생도서관 김우성 대표
“바꾸고 싶다면 몸과 시간 패턴을 복사하라”
사람들은 자신이 변화하고 있다고 믿을 때 안심한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거라는 불안이 목표를 만든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낸 목표는 정말 옳은 목표일까? 나를 행복한 미래로 안내해줄 것인가? 김우성 대표는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려면 과거와 현재의 나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목표와 행복한 삶을 위한 인생 질문, 시간관리법, 롤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나를 성찰하는 공간, 인생도서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자문이다. 혹자는 이 물음들에 대한 답을 발견하지만 어떤 사람은 이러한 물음 자체를 자각하지 못하거나 해답을 구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김우성 대표가 인생도서관을 시작한 것도 이 같은 물음에서다. 인생도서관은 스스로 ‘나’를 이해하고 ‘우리’를 알아가고, 함께 인생을 성찰하기 위한 다양한 툴킷, 프로그램, 서비스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공간이다.
“나 자신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인생도서관을 시작하게 된 이유예요. 인생도서관은 자신의 인생을 한눈에 정리하고 조망해보며 삶을 하나의 프로젝트라는 관점에서 풀어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그는 건축가이기도 하다. 건축을 전공했고, 복합문화공간 살롱드팩토리의 대표를 겸하며, 건축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건축이라고 하면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건물의 콘셉트를 창조하고, 동선을 규정하며, 사람들이 건물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합니다.”
그는 자신의 건축학적 시선과 작업 방식을 사람의 삶을 성찰하는 행위에 접목했다. 건축설계도처럼 개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미트릭스(ME:TRIX)’를 활용하면, 바둑판 같은 미트릭스의 각 칸을 채워 삶을 시각화하여 본인의 특정 패턴이나 맥락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행복한 미래의 출발점은 현재
목표는 나를 성장시키고, 경쟁사회 속에서 좀 더 높은 위치를 점하는 수단이 되며, 때로는 행복의 원동력이 된다. 인생도서관은 이런 목표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은 변화의 방향을 확인하고 싶어 하고, 자신이 어디로 가는 지 이해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 목표를 세운다고 생각해요.”
그는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 사이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목표를 세우려면 미래와 현재의 나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의 모습에만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하면 현재의 삶에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미래의 모습을 한 가지로 고정시키는 행위는 선택의 폭을 좁혀 다양한 가능성을 차단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행복한 미래를 원한다면 현재의 모습에 최선을 다할 것을 추천한다.
“목표는 미래지향적인 행위가 아니라 현재지향적인 행동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를 관찰하고 성찰하는 행위에 집중하려고 해요. ‘어떤 목표를 언제까지 달성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기보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면서 나의 방향을 탐색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거죠.”
‘인생 질문’이 삶의 방향 바꿔
김우성 대표는 현재의 자신을 알아야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책을 일 년에 52권 읽으려면 일주일에 한 권씩 읽으면 된다. 일주일에 한 권씩 읽으려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모든 사람의 하루가 같지 않아요. 그래서 자신이 그동안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를 생각해보고, 어떤 식으로 시간을 배분해야 일주일에 한 권을 읽을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는 미래를 보는 내비게이션이에요. 내비게이션이 현재 위치와 예상목적지와 경로를 한눈에 보여주듯 현재를 알면 미래도 예상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현재를 간과한 채 미래의 모습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요.”
그는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인생 질문’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환경이지만 인생 질문을 만들면 삶을 잘 정리할 수 있고 복잡도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 질문에 특별한 형식이나 정답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소개팅에 나갔다고 가정해볼게요. 상대방이 마음에 들 경우 우리는 다양한 질문을 던져 궁금증을 해결해가며 더 친해지려고 노력하죠. 그렇듯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타자화하여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면 그 모습을 더 이해하고, 닮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거예요.”
꿈꾸는 미래 모습에 대해 질문하고 알려고 노력하면 바뀔 수 있는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각자의 인생을 관통하는 ‘인생 질문’이다.
“‘내가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맛집은 몇 개나 될까?’가 나의 인생 질문이 될 수도 있어요. 어떤 사람은 ‘인간의 가장 이상적인 삶이란 어떤 것일까?’가 질문이 될 수 있죠. 자신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스스로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삶의 질과 양상이 달라질 거예요.”
롤모델의 시간을 복사할 것
롤모델을 찾는 것도 삶의 방향을 찾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롤모델과 닮으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김우성 대표는 롤모델의 사고 패턴과 시간 패턴을 복사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인생도서관의 프로그램 중 시간관리법에 관한 수업이 있어요. 닮고 싶은 사람의 시간을 복사해보는 수업이죠.”
그의 말에 따르면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구체화하고 복사해야 한다. 모든 인간의 공통된 자원은 몸과 시간이므로, 내가 추구하는 롤모델이 하루 중 몇 시간을 자고, 하루 중 몇 시간 동안 노력했는지 등 몸의 습성과 시간 패턴 등을 알아야 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롤모델의 현재 모습에 집중할 뿐, 그가 그렇게 되기 위한 노력에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죠.”
그는 나와 롤모델의 몸과 시간 사용의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닮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그의 롤모델이 궁금해졌다.
“개인적으로는 예수, 부처, 공자 같은 인물이 롤모델이에요. 그분들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건 치열하고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자아가 위축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에요. 인간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는 ‘완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사회는 환경적인 측면으로 개인의 가치를 정의한다.
“좋은 집과 좋은 차를 가지면 인간은 스스로를 가치 있다고 여기고, 반대의 경우에는 가치가 낮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세요.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항상 연결되어 있는 만큼,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분명히 더 즐거운 목표와 방향이 생길 겁니다.”
글. 최덕철 _ 사진. 김인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