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ONLY LOVERS LEFT ALIVE

by aRchie  -  On 12 Jan, 2014 -  0 comments

오랜만의 짐 자무쉬JIM JARMUSCH, 게다가 뱀파이어 이야기. 심지어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 Mia Wasikowska(박찬욱의 STOKER), 존 허트JOHN HURT와 제프리 라이트(BASQUIAT)까지 등장하니, 이쯤되면 기대를 아니할 수가 없었다.

화이트 – EVE는 모든 언어의 책들을 수집하며 품고산다. 아이폰을 쓰며 인간과 그들의 문명에 개방적이며 시간에 초연하게 즐긴다.
블랙 – ADAM은 악기들을 수집하며 음악에 심취해있으며, 아날로그 미디어에 집착하며 발명하고 산다. 인간좀비들에게 끝없는 환멸을 느끼며, 자살충동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90년대 중반에 써놓은 나의 ‘흡혈귀’ 시놉에서도 기억상실증에 걸린 흡혈귀 주인공이 원인불명의 자살충동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기억이 되살아났다)
21세기의 인간종족보다는 더 문학적이고 예술적이며, 고상해보이는 아담-이브와는 달리,
EVE의 동생 AVA는 원초적인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

굳이 뱀파이어영화가 아니어도 원초적 욕망의 존재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충분히 예상가능한 반전의 심플한 플롯에 실망하지 말고,
착 가라앉은 이 영화의 기본 정서와 디테일에 흠뻑 젖어든다면 재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영화.

관람포인트라면…
빨간 순수혈을 마시고 뱀파이어들이 high 상태로 빠지는 장면과 아담이브의 dancing 장면.
짐자무쉬가 박학다식한 예술취향을 영화속에서 드러내는 (수다스런 우디 앨런과는 전혀 다른) 방식.

이 영화의 미덕이라면…
사람이나 뱀파이어나 이 지구에서 사는 것이 괴롭기는 매 한가지임을 잘 알고있다는 것.
뱀파이어소재들이 흔히 다루는 인간과 뱀파이어의 관계, 소통에 대한 고민 따위를 드러내지 않아서 좋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영화의 속도. 불멸의 존재들이 느낄법한 느릿하고 지루한 삶의 속도감.

끝으로,
이 영화는 귀를 최대한 활용해야하는 영화!
사운드도 그러하지만, 대사들을 듣는 즐거움이 있는데, 영화관의 한글자막은 원어가 주는 유머와 풍자의 맛을 확 떨군다.(정도가 아니라… 오역을 통해 전혀 다른 뉘앙스의 우주로 보낸다. 번역에는 분명 문화적 소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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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보면 늘 좀비같다는 느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꼭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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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엔 피식피식 웃게되는 장면들이 많다. 예를들어,
디트로이트를 떠날때 이들이 선택하는 이름이 Stephen Dedalus와 Daisy Bucha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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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고 있는 책이 양자론에 대한 조현일의 ‘얽힘’인데… QUANTUM ENTANGLEMENT에 대한 대화가 몇씬 등장.